'자궁내막증 증상'으로 검색해보면 생리통, 배란통, 골반통, 성교통 등 단어로 나열되어있어 막연하게 느껴지는데 직접 경험한 것을 자세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자궁내막증이 의심되거나 이미 진단을 받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초기 증상의 시작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처음 통증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3년 후반에서 2014년 초 사이 생리통이 심해지기 시작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전에도 생리통이 있었지만 평소와 다르게 매달 조금씩 더 통증이 심해진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참을만했기에 병원에도 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습니다. 2014년 여름, 회사 건강검진에서 선택 검사로 복부초음파를 받았었고 그때 난소낭종이 있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난소에 혹이 있다고요?' 놀랐지만 물혹이 원래 잘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한다고 하니 물혹이겠거니 생각했고 그냥 두면 저절로 없어질수도 있으니까 별 걱정도 하지 않았고 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 당시 나이가 27살이었고 산부인과에는 특별히 증상이 있어서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 병원에 가보기가 두려웠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을 수 없는 통증
2014년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갈수록 계속해서 생리 중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어느 날 가족들과 점심도 먹고 쇼핑도 하러 백화점에 갔는데 갑자기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먹을 수도 걸을 수도 없게 심한 통증에 진통제 한 알을 먹고는 잠깐 앉아있겠다고 하고 혼자 화장실로 가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거기서 두 시간 정도를 약간 정신이 혼미한 채로 벽에 기대고 앉아 가만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잘 들었던 진통제의 효과를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앉아있던 시간 내내 심한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이 날이 견디기 힘든 통증이 처음으로 시작되었던 날인 것 같습니다. 진통제만으로 통증이 잡힐 거라고 기대하며 의자에 앉아 기다렸지만 이 시기쯤 진통제는 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생리통이 많이 심하지 않았을 때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타이레놀을 주로 먹다가 갈수록 약효가 떨어져서 성분도 다르면서 액상형이라 효과가 빠르다는 이지엔식스(이부프로펜)로 바꿔보았지만 처음에만 효과가 있는듯했고 심한 통증을 느낄 때는 어떤 약도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생리통 외의 다른 증상
생리통 외에도 여러 증상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복부 통증 - 생리가 끝난 후에 며칠간 걸을 때 발을 한 발 한 발바닥에 디딜 때마다 복부 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있습니다. 발이 받은 충격(진동)이 복부로 올라오는 느낌이 듭니다.
허리 통증 - 다리를 쭉 펴고 바닥에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곧게 필 수 없었고 그렇게 하려고 할 때 등 쪽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배변통 - 설명하기 쉽지 않은 증상인데 겪어본 사람만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생리 중 배변 시 몸속 깊은 곳에서 항문을 당기는 느낌 또는 불편한 느낌, 장이? 배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난소내막종이 장과 유착되어있을 때 이러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복부팽만 - 배에 가스 찬 느낌이 자주 들었습니다.
골반통이라는 것도 자궁내막증의 흔한 증상 중 하나인데 정확히 하자면 골반이라기보다는 딱 난소가 있을 위치의 그 부위에 통증이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끔찍한 통증
통증이 가장 심했던 그날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고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2014년 후반으로 가면서 생리 시작하고 하루 이틀은 회사에서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이 날도 회사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갑작스레 심한 통증이 시작되고 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진통제를 먹긴 먹음) 몇 시간 동안 통증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복부 통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토할 것 같은 메스꺼움, 손 떨림, 식은땀도 나고 몸에 힘이 빠집니다. 몸 안의 근육과 장기가 뒤틀리는 느낌도 들고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워 화장실 (또...)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을 괴로워했던 날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출산도 경험해 보았지만 출산의 고통보다도 더 아프고 괴로웠던 것이 이 시기에 경험한 자궁내막증 생리통이었습니다. (물론, 출산 때 무통주사를 맞은 덕분에 많이 아프지 않았던 것이겠지만요.)
매달 달라지는 통증의 정도
그렇게 심하게 아프고 힘든 날도 있지만 또 그다음 달에는 최악을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면 생각보다 아프지 않고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식단 조절을 하고 한약도 먹으며 수술하지 않고 치료해보려고 애쓰던 시기라서 혹시? 나아지고 있는 건가 하는 착각을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지 않은 달도 있었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통증의 정도는 매달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자궁내막증' 처음 들어보는 병명
이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이제는 병원에 가봐야겠구나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 예약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병원 가는 날이 오기 전까지 인터넷으로 계속 증상 검색을 하며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생리통'이라는 단어를 많이 검색했는데 자주 보게 되는 단어가 자궁내막증이었습니다. 자궁내막증이라는 처음 듣는 병명 그리고 이 병에 대한 정보를 읽고는 너무 무서워서 아니기만을 바랐습니다. 치료방법이 없고 수술을 해서 혹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과 재발률이 높아서 여러 번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아니길 바라고 바랐지만 인터넷 정보를 읽을 때마다 증상들이 맞아떨어져 내 병도 자궁내막증일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확신에 가까워졌습니다.
병원에 가보고 진단을 받은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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