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 수술 결정하게 된 계기와 수술 후기
재발률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낙심했던 이유 중 하나가 난임 위험성 외에도 재발이 잦다는 것이었다. 수술 후 5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40% 가까이 된다고 한다. 자궁과 난소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재발을 막기위해 앞으로 평생 건강식만 먹어야 되는 건가 생각하면 슬프고 우울했다. 하지만 당시에 수술받지 않고 치료해 보려는 의지가 강해서 식단을 잘 지켰고 덕분에 살이 쭉쭉 빠져서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기도 했다.
한의원을 다니면서 결과적으로 난소혹이 작아지거나 통증이 줄어든 효과는 크게 못 보았는데 한가지 배운 것은 내가 별생각 없이 먹던 음식들 중 자세히 뜯어보면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고 재료나 조리방식을 간단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도 배웠다. 튀긴 음식, 단음식, 밀가루, 고기, 유제품을 배제하는 식단을 했는데 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고 우울했다.
두 달 정도를 한의원에 다니며 침도 맞고 한약도 지어먹고 식단도 조절하고 집에서는 좌훈이랑 배찜질도 시간 날 때마다 했다. 통증은 매달 차이가 있어서 아주 심했다가 다음 달에는 통증 정도가 조금 나았다가 하니 내가 한 노력들이 효과가 있는 건가 낭종 크기가 줄어들었을까 궁금했다.
수술 결정
두달쯤 지난 후 혹 크기가 줄었는지 궁금해서 동네 산부인과를 가보았는데 줄어들지 않고 혹 크기는 오히려 더 커져있었다. 제일병원에 갔을 때 6cm라고 했었는데 이번엔 7cm가 넘었다고 한다.
두 달간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었고 생리할 때면 또 통증에 힘든데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니 이제 수술은 절대 하기 싫다는 내 마음이 자연스레 바뀌기 시작했다. 수술을 하지 않고서 없애는 건 불가능하겠다 하는 생각을 했고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고 아팠기 때문에 그냥 수술을 받고 빨리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다.
수술을 하는 걸로 결정한 후 부모님과 상의하여 서울성모병원의 김미란 교수님께 진료를 받기로 했다. 여자 선생님이고 당시에도 내막증 수술을 한 경험이 많으시다고 해서 큰 고민없이 결정했다. 예약부터 첫 진료까지 그리고 수술까지 텀이 어땠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한 3-4달 안에 예약 후 첫 방문 하고 수술까지 마쳤었다. (2015년 초)
수술
입원했을 때 담당 간호사님이 나이가 어려서 금방 회복하실 꺼라며 '나이가 어리니' 라는 말을 여러 번 하셨는데 그때 왠지 그 말이 더 슬펐다. 나이도 어리고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는데 자궁/난소 쪽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창피하기도 하고 너무 싫었다.
수술실에 갈 때는 걸어갈 수 있는 상태이지만 베드에 누워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부터 질질 짜며 수술실로 이동을 했다. 수술이 무섭다기보다는 혼자 기다리고 있을 엄마에게 미안했다. 나는 기억 못 할 시간이지만 기다리는 사람에게 오히려 더 길고 힘든 시간이 아닐까 싶었다. 수술대기하며 울고 있었더니 수녀님이 오셔서 기도를 해줘도 되냐 물으시고 해 주셨다. 종교는 없는데 마음이 차분해지고 너무 감사했다.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수술복을 입고 있는 의사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고 지금 생각하면 뭔가 싫은데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고 그냥 계속 훌쩍거리고 있었다. 거의 들어가자마자 마취주사를 맞고 잠에 들어 다행이었다.
복강경 수술을 받았는데 절제 부위는 4군데 였다. 10년쯤 지난 지금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수술 부위가 어디인지도 모를 정도로 흉터는 자국이 옅다. 수술 후 무통주사가 있어서 인지 통증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간호사님 말대로 회복도 빠른 편이었다. 아플 때마다 무통 주입을 눌러서 할 수가 있는데 베드 이동할 때 빼고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수술 후 몇 시간 동안 물을 못 마시게 하는데 너무 목이 말라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 회사를 쉬었는데 일주일 꽉 채워 쉬지 않았어도 출근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을 것 같다. 사람에 따라 통증은 차이가 있고 간호사 말대로 내가 당시 어려서 회복이 빨랐었을 수도 있다.
호르몬 주사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의 조직이 생리 때 제대로 몸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고 몸 안에 있으며 혹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생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여 그 당시 수술 후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3개월 효과가 있는 주사를 두 번 맞아서 총 8개월 정도 생리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호르몬 주사도 부작용이 여러가지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나는 딱히 부작용이 없었다. 생리를 안 하는 동안 편했고 재발 걱정도 안 해도 돼서 좋았지만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조절한다는 게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수술 결과
수술 후 떼어낸 조직을 가지고 검사를 해서 자궁내막증 확진을 하는데 수술 후 처음으로 경과를 보기 위해 방문했을 때 자궁내막증이 맞다고 알려주셨다. 김미란 교수님이 혹이 크고 여러 개여서 수술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돈을 더 받아야 할 정도라고 농담도 하셨다. 남아있는 내막증 조직이 있으면 재발이 더 빠르게 될 테니 깔끔하게 수술해 주셨기만을 바랐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괜찮으니 꼼꼼히 잘해주셨을 걸로 생각하고 있다.
수술 후 생리
수술 후 첫 생리 때 신세계를 경험했다. 통증은 물론이고 불편감도 거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할 정도로 신기하게 아프지 않고 큰 불편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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